[가톨릭평화신문] 헐벗은 지구촌 이웃 감싸는 이불집 사장님

2017-12-06

(주)자미온하우스 황경숙 대표 - 회사 이윤 10% 아프리카 주민 위해 봉헌

▲ 황경숙씨는 2009년부터 이불을 팔아 아프리카 말라위 주민들의 식수를 해결해주고 있다. 이지혜 기자

“이불이 잘 팔리면 아프리카 말라위에 2000명에 가까운 이들이 먹고삽니다. 그러니 제가 장사가 잘 안 되면, 이 사람들 걱정이 먼저 되지요.”

이불을 팔아 아프리카 말라위 주민들의 식수와 식량을 해결해주고 있는 ‘이불집 사장님’이 있다. 침구류 전문 브랜드 (주)자미온하우스 대표 황경숙(데레사, 72)씨다. 한국 전통 이불의 명성을 잇고 있는 자미온하우스는 15개 직영 매장과 100여 곳의 대리점을 두고 있다.

43년째 남편 조경제(바오로) 회장과 자미온하우스를 운영해온 황씨는 2009년부터 ‘생명의 물 나눔 캠페인’을 열어, 지금까지 오염된 식수로 고통받는 말라위 주민들을 위해 11개의 우물을 파줬다. 한 개의 우물을 파는 데 드는 비용은 한화로 1200~1500만 원 선이다.



자활사업에 15년간 11억 후원 협약

자미온하우스는 2014년 말라위의 수도인 릴롱궤 지역민들의 농업기술훈련을 통한 자활사업에 앞으로 15년간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원)를 후원하기로 살레시오회와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까지 230여 가구가 농업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해 약 30만 평의 땅에서 자라는 옥수수와 토마토, 콩, 채소 등을 수확해 식량으로 해결해왔다. 한 가구당 식구가 10여 명이니 2000여 명은 족히 먹여 살린 셈이다. 살레시오회에서 파견한 농업 전문가인 선교사 부부가 현지에서 자활사업을 돕고 있다.

황 대표는 어린 시절, 친정엄마가 솜과 천으로 베개와 이불을 만들어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갖다 주는 모습을 보면서 컸다. 개신교 신자였던 남편도 청년 때부터 ‘지구촌에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종교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간이식 수술 후 선교 매진

황 대표가 아프리카를 돕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 건 2009년 간이식 수술을 받은 후다.

“당시에는 죽음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새 생명을 주셔서 감사했고, 늘 마음에 품고 있던 선교하는 일에 매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황 대표가 아프리카에 후원하는 돈은 1년에 1억 원 가까이 된다. 회사 이윤의 10%를 아프리카 주민들을 위해 봉헌하고 있는 것. 그뿐만 아니라 한국희망재단을 통해 짐바브웨 모파티파크 초등학교 신축 기금도 보냈고, 지금도 그가 후원하고 있는 말라위의 초등학교 교실 공사가 한창이다.



아프리카에서 나눔에 눈뜨다

“제 나이가 무언가에 감동할 나이는 아녜요. 그런데 지난해 처음 말라위에 다녀오고 제 삶의 불평, 불만이 싹 사라졌어요. 그리고 우리가 이들을 돕는 한, 하느님이 우리를 도와주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자미온하우스 창고에는 이불 재고가 없다. 1년 한 번 할인행사 후, 남은 이불은 필요한 이들에게 보낸다. 한동안은 서울의 달동네를 돌아다니며 한겨울 추위에 떠는 이들에게 이불을 나눠줬다.

황 대표는 “요즘처럼 서로의 단점을 까발리고 들추어내는 세상에서 이불 장사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불은 헐벗고 굶주리는 이들을 감싸주고 덮어준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꿈은 오염된 식수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우물 100개를 지어주는 일이다. 그는 “초창기에는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회사를 운영했는데, 이제는 돕는 즐거움으로 회사를 경영한다”면서 “나 혼자 돕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도울 수 있어 더 기쁘다”고 털어놨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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